에어컨 수리비용 집주인이 내는 게 맞을까요? 세입자가 먼저 확인할 것들

Last Updated :
에어컨 수리비용 집주인이 내는 게 맞을까요? 세입자가 먼저 확인할 것들

얼마 전 원룸 벽걸이 에어컨 때문에 불려 갔는데, 세입자는 집주인이 안 고쳐 준다고 화가 나 있고 집주인은 필터 청소도 안 한 걸 왜 내가 내냐고 하더군요. 현장에서 보니 필터는 먼지로 꽉 막혀 있었고, 실외기는 돌다가 바로 멈췄습니다. 이런 경우가 제일 애매합니다. 에어컨 수리비용 집주인 부담인지 세입자 부담인지 따지기 전에, 고장 원인을 먼저 나눠야 합니다.

법제처 생활법령 안내나 민법상 임대인의 수선의무 기준을 보면, 집주인은 세입자가 집을 계약 목적대로 쓸 수 있게 주요 설비를 유지할 의무가 있습니다. 다만 세입자가 일상적으로 관리해야 할 소모품, 청소, 사용 부주의까지 집주인이 다 떠안는 건 아닙니다. 에어컨도 똑같습니다. 옵션으로 딸려 있던 에어컨인지, 세입자가 따로 설치한 건지부터 갈립니다.

집주인이 내는 경우는 고장의 성격이 큽니다

처음부터 집에 붙어 있던 벽걸이, 스탠드, 시스템 에어컨이면 보통 임대물의 부속 설비로 봅니다. 계약서 옵션란에 에어컨이 적혀 있거나 입주 당시 기본 제공된 상태였다면 더 그렇습니다. 이때 정상적으로 쓰다가 내부 부품이 고장난 거라면 집주인 쪽 부담으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 실외기 압축기 고장
  • 메인보드, 인버터 보드 불량
  • 팬모터 고장
  • 노후 배관에서 냉매가 새는 경우
  • 입주 전부터 냉방이 약했던 경우
  • 설치 불량이나 오래된 배관 문제

특히 압축기나 보드 고장은 세입자가 일부러 망가뜨리기 어렵습니다. 전압 문제, 노후, 제품 수명 쪽으로 보는 게 맞습니다. 제가 현장에서 보는 벽걸이 에어컨 보드 수리는 대략 12만 원에서 25만 원 선이 많고, 실외기 압축기 쪽으로 들어가면 30만 원에서 70만 원 이상도 나옵니다. 오래된 제품이면 수리보다 교체가 낫습니다. 10년 넘은 정속형 에어컨에 압축기 수리비 50만 원 쓰는 건 솔직히 말리고 싶습니다.

세입자가 내는 경우도 분명히 있습니다

세입자 부담은 대체로 관리 영역입니다. 필터 청소를 몇 년 안 해서 냉방이 안 되거나, 배수 호스 끝을 접어 놓아서 물이 역류한 경우, 리모컨 배터리나 파손 같은 건 집주인에게 청구하기 어렵습니다. 에어컨은 켜기만 하는 기계가 아닙니다. 최소한 필터는 여름철 한 달에 한 번 정도 빼서 물청소해야 합니다.

  • 필터 막힘으로 냉방 약함
  • 리모컨 분실, 파손, 배터리 문제
  • 실내기 커버 파손
  • 세입자가 옮기거나 이전 설치한 뒤 생긴 누설
  • 청소 부족으로 곰팡이 냄새가 심한 경우
  • 배수 호스를 임의로 만져 누수가 생긴 경우

에어컨 청소 비용은 지역과 형태에 따라 다르지만 벽걸이 분해 청소는 보통 7만 원에서 12만 원, 스탠드는 12만 원에서 20만 원 정도를 많이 봅니다. 이건 고장 수리라기보다 사용 관리에 가깝습니다. 단, 입주하자마자 켰는데 곰팡이 냄새가 심하고 내부가 오래 방치된 상태라면 입주 전 상태 문제로 집주인과 얘기할 여지는 있습니다. 그래서 입주 첫날 사진과 영상이 꽤 중요합니다.

출장 부르기 전 30초 점검부터 하세요

기사 부르면 일단 출장비가 붙습니다. 대개 2만 원에서 5만 원 정도고, 제조사 서비스는 성수기에 예약도 늦습니다. 부르기 전에 이 정도는 직접 확인해도 됩니다. 감전 위험 있는 분해 작업 말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빼는 수준입니다.

  • 차단기가 내려갔는지 본다
  • 리모컨 배터리를 새것으로 바꾼다
  • 운전 모드가 냉방인지 확인한다
  • 희망 온도를 18도 정도로 낮춰 본다
  • 필터를 빼서 먼지가 꽉 찼는지 본다
  • 실외기 앞뒤가 막혀 있는지 확인한다
  • 실내기에서 물이 떨어지는지 영상으로 남긴다

여기서 중요한 건 실외기입니다. 실외기가 아예 안 돌면 전원, 콘덴서, 보드, 모터 쪽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외기가 도는데 미지근한 바람만 나오면 냉매 부족이나 압축기 문제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냉매만 무조건 넣으면 된다는 말은 조심해야 합니다. 냉매는 소모품처럼 매년 줄어드는 게 아닙니다. 새고 있으니까 부족한 겁니다. 누설을 못 잡고 충전만 하면 몇 주 뒤 다시 안 시원해집니다.

집주인에게 말할 때는 감정 말고 기록입니다

세입자가 제일 많이 실수하는 게 먼저 비싼 업체를 부르고 나중에 영수증만 보내는 겁니다. 급한 마음은 이해합니다. 그래도 집주인에게 먼저 고장 증상, 발생일, 사진, 영상을 보내고 수리 진행 동의를 받는 게 좋습니다. 문자나 카톡으로 남기면 됩니다. 전화만 하면 나중에 서로 기억이 다릅니다.

보낼 때는 길게 쓸 필요 없습니다. 입주 당시 기본 옵션 에어컨이고, 현재 냉방이 되지 않으며, 필터와 리모컨 배터리 확인은 했고, 실외기 작동 상태는 이렇다. 이렇게 보내면 됩니다. 집주인이 지정 업체를 부르겠다고 하면 그쪽으로 진행하는 게 분쟁이 적습니다. 연락이 안 되고 폭염이라 생활이 어려운 정도라면, 수리 전 진단 내용과 견적을 남기고 진행해야 나중에 필요비 얘기를 할 수 있습니다.

수리보다 교체가 나은 순간이 있습니다

제가 현장에서 제일 아깝게 보는 돈이 오래된 에어컨에 큰돈 넣는 겁니다. 8년 이하 제품에 보드 15만 원 정도면 수리할 만합니다. 그런데 12년 넘은 제품에서 압축기, 실외기 팬, 배관 누설이 같이 나오면 얘기가 다릅니다. 수리비가 40만 원을 넘으면 새 제품 가격과 설치비를 같이 비교해야 합니다.

벽걸이 새 제품은 제품과 기본 설치까지 대략 50만 원에서 90만 원 선을 많이 봅니다. 스탠드는 훨씬 올라갑니다. 배관 매립, 앵글, 타공, 고층 작업이 들어가면 추가비가 붙습니다. 집주인 입장에서도 큰 수리비를 두 번 내느니 교체가 나을 때가 있고, 세입자 입장에서도 여름마다 같은 문제로 싸우는 것보다 명확히 처리하는 게 낫습니다.

다만 세입자가 자기 돈으로 마음대로 새 에어컨을 달면 나중에 철거, 원상복구, 소유권 문제가 생깁니다. 집주인 동의 없이 실외기 앵글을 달거나 벽을 뚫는 건 하지 않는 게 맞습니다. 전기 배선 증설, 실외기 이전, 냉매 배관 용접 같은 건 직접 만지면 안 됩니다. 감전도 문제지만, 잘못 건드리면 수리비가 아니라 배상 문제가 됩니다.

에어컨 수리비용 집주인 부담인지 따질 때는 누가 더 억울하냐보다 원인이 먼저입니다. 기본 옵션이고 노후 고장이면 집주인이 처리하는 쪽이 맞는 경우가 많고, 청소나 사용 부주의면 세입자가 부담하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현장에서는 말보다 사진, 영상, 기사 진단서가 제일 세게 작동합니다. 싸우기 전에 그 세 가지부터 남겨 두는 게 돈도 덜 쓰고 시간도 덜 버립니다.

에어컨 수리비용 집주인이 내는 게 맞을까요? 세입자가 먼저 확인할 것들 | 수리노트 : https://services.co.kr/131
수리노트 © services.co.kr All rights reserved. powered by modoo.io